농지연금, 주택연금보다 유리한 경우는 따로 있다

노후에 부동산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다고 하면 대부분 ‘주택연금’만 떠올립니다. 그래서 시골에 농지를 가진 분들도 “집을 담보로 잡혀야 하나” 하고 고민합니다. 그런데 농지를 보유하고 계시다면, 같은 값의 부동산이라도 주택연금보다 농지연금이 매달 더 많은 금액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금은 무조건 주택연금이라는 생각이 손해를 부르는 셈입니다.

몇 해 전 고향에 계신 친척 한 분이 자식들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묵혀두던 농지를 두고 고민하셨습니다. 농사를 짓기엔 힘에 부치고, 팔자니 헐값이라 아까웠던 것입니다. 그때 농지연금을 알아보고 나서, 그 농지에서 연금을 받으면서도 일부는 임대를 놓아 추가 수입까지 얻게 되셨습니다. “땅을 그냥 깔고 앉아 있었으면 한 푼도 못 받았을 텐데”라며 두고두고 다행스러워하셨습니다.

이 글에서는 농지연금이 무엇인지, 주택연금과 비교해 어떤 점이 유리한지, 그리고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농지연금이란 무엇인가 — 농사를 지으면서도 연금을 받습니다

농지연금은 농지를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제도로,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합니다. 구조는 주택연금과 비슷합니다.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제공하고, 그 가치를 바탕으로 산정된 금액을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동안 받습니다. 가입자가 사망하면 농지를 처분해 그동안 지급한 연금을 정산하고, 남는 금액이 있으면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가입 조건은 만 60세 이상이고 영농 경력이 5년 이상인 농지 소유자입니다. 영농 경력 5년은 반드시 연속일 필요가 없고, 전체 기간을 합산해 5년 이상이면 인정됩니다. 담보가 되는 농지는 실제로 영농에 이용되고 있는 전·답·과수원 등이어야 합니다. 도시에 사는 자녀가 부모님 농지를 떠올릴 때, 이 조건을 부모님이 충족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가장 큰 특징은 연금을 받으면서도 그 농지에서 계속 농사를 짓거나 임대를 놓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담보로 맡겼다고 해서 땅을 놀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작해 농작물 수입을 얻거나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어 임대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에 더해 추가 소득까지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점이 거주 의무가 있는 주택연금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지급 방식도 여러 가지 중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매달 일정액을 받는 종신형이 기본이지만, 일정 기간 동안만 더 많은 금액을 집중해서 받는 기간형, 목돈이 필요할 때 일부를 먼저 찾아 쓰는 방식 등이 마련돼 있습니다. 당장 큰돈이 필요한 사정이 있는지, 매달 안정적인 생활비가 중요한지에 따라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입 상담 단계에서 각 방식의 월 수령액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 비교: 같은 값이면 농지연금이 더 줍니다

두 제도의 차이를 한눈에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같은 가치의 부동산을 담보로 할 때, 여러 면에서 농지연금이 유리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구분 농지연금 주택연금
담보농지(전·답·과수원)주택
가입 연령만 60세 이상만 55세 이상
추가 수입경작·임대 모두 가능거주 의무, 임대 제한
같은 값 월수령상대적으로 많음상대적으로 적음
재산세공시가 6억까지 전액 감면5억 이하 25% 감면

※ 출처: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연금,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 (2026년 기준)

구체적인 예를 들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같은 3억 원짜리 부동산을 70세에 종신형으로 가입한다고 할 때, 주택연금이 월 90만 원 수준이라면 농지연금은 그보다 많은 130만 원 안팎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자산 가치인데도 매달 받는 금액에 상당한 차이가 생깁니다. 여기에 농지를 임대해 받는 임대료까지 더하면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중도에 그만둘 때의 부담도 농지연금이 가볍습니다. 연금 수령을 포기하고 담보로 맡긴 부동산의 소유권을 온전히 되찾으려면 그동안 받은 돈에 이자를 더해 갚아야 하는데, 이때 적용되는 이자가 농지연금은 낮은 고정금리 수준이고 주택연금은 그보다 높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정이 바뀌어 계약을 정리해야 할 때 무는 비용 면에서도 농지연금이 유리하게 설계돼 있는 셈입니다.

재산세 혜택도 농지연금이 더 큽니다. 농지연금에 담보로 맡긴 농지는 공시가격 6억 원까지 재산세가 전액 감면됩니다. 주택연금이 5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재산세를 25% 감면해 주는 것과 비교하면 혜택의 폭이 큽니다. 같은 노후 연금이라도 세금 부담까지 따지면 농지연금 쪽이 유리한 구조입니다.

농지연금이 유리한 경우

다음에 해당한다면 농지연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습니다. 첫째, 농지를 보유하고 있고 직접 경작하거나 임대를 놓을 수 있는 경우입니다. 연금과 함께 농사 수입이나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어, 같은 자산에서 두 가지 소득이 나옵니다. 묵혀두던 땅이라면 그 가치를 노후 자금으로 바꾸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됩니다.

둘째, 도시에 집은 없지만 시골에 농지가 있는 경우입니다. 주택연금은 담보로 잡을 주택이 있어야 하지만, 농지만 있는 분들은 농지연금이 사실상 유일한 부동산 연금 선택지입니다. 자녀에게 물려주기엔 가치가 애매하고 팔기도 어려운 농지라면, 본인의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는 편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셋째, 같은 가치의 자산에서 더 많은 월 수령액을 원하는 경우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농지연금은 같은 값이라도 월 지급액이 더 크고 재산세 감면 폭도 넓습니다. 다만 농지 가격은 지역과 용도에 따라 편차가 크므로, 실제 평가액이 얼마로 잡히는지가 관건입니다. 가입 전에 본인 농지의 예상 평가액과 월 수령액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주택연금이 더 맞는 경우와 주의할 점

반대로 주택연금이 더 적합한 경우도 분명합니다. 도시에 거주 주택이 있고 그 집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 분이라면 주택연금이 맞습니다. 농지는 없고 집만 있는 경우, 또는 생활 기반이 도시에 있어 농지를 관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주택연금이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가입 연령도 주택연금이 만 55세로 더 낮아, 이른 나이에 시작하고 싶다면 주택연금 쪽이 유리합니다.

두 가지를 모두 가진 분도 있습니다. 도시에 집도 있고 시골에 농지도 있는 경우라면, 어느 쪽을 담보로 연금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각각의 예상 월 수령액을 비교하는 것은 물론, 그 집에서 계속 살 것인지, 농지를 자녀에게 물려줄 생각이 있는지 같은 사정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거주의 안정을 중시한다면 주택을 그대로 두고 농지로 연금을 받는 조합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한 줄 판단 기준

농지가 있고 경작·임대가 가능하다면 농지연금이 월 수령액·세금 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 주택에 계속 거주해야 한다면 주택연금이 맞습니다. 둘 다 있다면 각각의 예상 수령액을 비교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농지연금에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농지연금 역시 한 번 가입하면 되돌리기 번거로운 장기 계약이며, 중도 해지 시 그동안 받은 연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합니다. 또 담보 농지의 처분이 제한되므로, 향후 그 땅을 팔거나 다른 용도로 쓸 계획이 있다면 신중해야 합니다. 농지의 종류와 실제 이용 상황에 따라 가입 가능 여부가 달라지므로, 본인 농지가 요건에 맞는지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또 농지연금은 가입자가 사망한 뒤 배우자가 연금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습니다. 가입 시점에 배우자 승계가 가능한 방식으로 가입해 두면, 남은 배우자가 노후 소득을 잃지 않고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부부가 함께 사는 경우라면 이 부분을 가입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해, 한 분이 먼저 세상을 떠나도 다른 분의 생활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가입 자격과 예상 월 수령액은 농지의 평가액·가입 연령·지급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인 사례만 보고 결정하지 마시고,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포털이나 지사 상담을 통해 본인 농지 기준으로 모의 계산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부동산 연금은 주택이든 농지든, 충분히 비교하고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참고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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